면접

토론 면접

skid018 2019. 11. 27. 13:35

토론면접은, 공통된 주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면접관들 앞에서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면접이다.

면접관은 토론 면접을 통해서 지원자가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는지,  회의에 임하는 자세는 적절 한지, 머릿속에 상식 정도는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등을 평가 한다.

 

토론면접을 위해서는 평상시 이슈가 되는 사회뉴스면을 읽어 두는것이 도움이 된다. 지원사와 관련된 이슈만 주제로 나올 수 잇는 것이 아니라

 

한 준정부기관에서 토론면접을 볼 당시였다. 주최측은 지원자를 5인 1조로 나누어 한 책상 앞에 앉혀 놓고 필기구를 주었다. 회의실 안에는 서너 개의 다른 조도 함께 앉아 있었다. 토론 면접 준비 시간이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주최측의 명령을 기다리고 잇는 우리 다섯명은 불안함에 벌벌 떨면서도 한편으로 서로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필기 시험을 통과한 현재 경쟁률은 5:1이다. 3명을 채용하는데 5배 수인 15명이 면접을 보고 있었다. 3등안에 들려면 12명이나 제쳐야 한다. 녀석들의 실패는 곧 나의 합격으로 이어지므로 야멸차지만 녀석들이 주눅 들어 줬으면 하는 간사한 바램이 일었다. 

옆에앉은 경쟁자 녀석들은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얀게 나보다 똑똑해 보였다. 이유도 없이 웬지 주눅이 들려 했지만 벌써 위축되면 면접장에서 입이 안떨어 지리라는 생각에 일부러 어깨를 폈다. 그리고 짐짓 태연한 표정으로 경쟁자들을 둘러봤다. 그들 눈에 나도 똑똑해 보여라. 똑똑해 보여라는 안광을 발사하다가 이 무슨 유치한 발상인가. 정신을 차리고 면접 준비에 집중 하기로 했다. 

 

주최측은 불안함에 벌벌 떨고 있는 우리 조 5명을 한 탁자에 모아 놓고 토론 주제와 함께 25분의 준비 시간을 하사 하였다. 주어진 시간 동안 필기구를 이용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발언 순서는 어떻게 할지 합을 맞추어 보는 등 리허설을 해보라고 했다. 리허설이 종료되면 본공연을 위해 저승사자같은 면접관들이 기다리고 잇는 면접장으로 들어가야 했다. 리허설 시간에 생각을 끄적인 메모지는 생방송에 못 가지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조 별 주제 선정은 제비뽑기와 같이 이루어졌다. 즉석에서 선출된 조별 대표자가 앞에 나가 여러 개 봉투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조 대표가 봉투를 집어 들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는 동안 제발 쉬운 주제가 선택되기를 기원하는 아멘 소리가 회의실 여기저기에서 틀림없이 들려왔다.

 

토론 주제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시사 주제였다. 최근 국제기구에서 우리 나라의 입장을 결정했던 정책에 관한 내용이었고, 이에 대해 자신의 찬반입장과 근거를 애기해 보라는 문제였다.

 

주어진 주제는 지원직무 수행과 일도 연관성이 없는 주제였다. 지원 기관에서 담당한는 사업과도 전혀 무관해 보였다.

 

역시 이놈의 공공기관 인사정책 탁상 공론은 오늘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태만한 공공기관 인사과 직원이 채용 대행사가 제안하는 주제를 아무생각없이 승낙한 것이 틀림 없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면접 준비를 할때 지원사와 관련된 뉴스 위주로 찾아보았었다. 

사람을 뽑을 때는 직무 관련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뽑아야 일을 잘 한다. 관련 역량을 갖춘 사람을 뽑으려면 조금이라도 연관성 있는 주제, 즉 지원 기관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지원자의 생각을 물어 봐야 합당 해 보였다. 그런데 지원기관과 전혀 연관이 없는 이슈가 토론 주제로 주어졌다.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탄만 하고 앉아 잇을 시간이 없었다.

 

일단 찬성과 반대 중 결정해야 했다. 나는 정책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하였다. 빈약한 지식속에서 그나마 찬성하는 근거를 찾는 것이 쉬워보였다. 하지만 찬성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만족할 만한 분량이 들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평소 나에게 조금의 흥미도 끌지 못하던 분야의 주제였었다. 평소에 그나마 관심있게 읽어본 사회 분야 기사로는 새로나온 자동차나 미국 금리 인상 혹은 반도체, 조선 등 산업 이슈가 다였다. 그리고 금번 토론면접 준비용으로 찾아본 시사 이슈는 주로 지원사와 관련된 뉴스 였기 때문에 해당 주제는 거미손 면접준비 수문장인 나에게도 걸리지 않았었다.

 

다행히도 주어진 문제지에는 정책 결정에 따른 장점과 단점이 기입되어 있었다. 최근 정부가 결정한 정책 방향에 따라 자동차 관세와 방위비 분담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득이 될 수 있고, 대신 농산물 분야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 간략하게 써있었다. 나처럼 무식한 지원자들을 위해 인사과에서는 최소한으로 할 이야기 건덕지는 준비 해 준 것이다. 참으로 고마웠다.

 

 조원들을 보니 주어진 종이에 이미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저렇게 똑똑한 친구들을 뽑으려고 이런 면접을 준비한것 같다. 나는 하고싶은 말이 많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기 뭐해서 문제지에 주어진 장점을 찬성 이유로 다시 한번 적어 보았다. 적어 놓고 보니 정책결정을 찬성하는 근거는 자동차 시장의 타격을 줄일 수 있고 방위비 분담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잇기 때문이라는, 문제지를 그대로 베껴 써 놓은 식상하고도 당연한 수준이었다. 이대로는 무식이 탄로날 가성이 99프로 였다. 면접관이 경멸을 가득담아 혀를 차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이대로는 안된다. 뭐라도 한장 카드를 가지고 링에 올라야 한다. 한껏 멋을 내 입은 내 수트와 어울리는 지성인다운 답변을 생각해 내야 하는 것이다. 조커가 필요했다.

 

옆 조를 컨닝해야 겠다.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 지고 잇는 옆 조원의 생각을 엿들어 마치 내 생각인 것마냥 이야기 해야겠다. 그런데 옆 조가 토론하는것을 엿들어 보니 주제가 우리와 달랐다. 조 별로 주어진 주제가 같지 않은 것이었다. 인사과 녀석들 잔머리를 보니 완전 바보는 아닌거 같다. 녀석들도 괜히 준정부기관 인사과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갈팡질팡 하는 동안 우리 조의 리허설이 시작 되었다. 우선 토의 방법 내지는 발표 순서가 정해졌다. 앉은 순서대로 본인의 의견을 차례대로 발표 한 후, 자유발언을 진행하기로 합의 되었다. 그때 나는 조원들에게 리허설 하기를 제안하였다.  그들의 생각을 들으며 지식도 훔치고 발표 방향을 잡아 보려는 훌륭한 속셈이었다. 그들도 서로의 생각이 궁금할 것이다. 우리들은 순서대로 서로의 생각을 털어 놓기로 하였다. 면접 순번 1번인 내가 첫 타자였다.

내 카드를 내보일 차례가 되자 특별한 패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지만 그마저도 내보이는 것이 아까워 졌다.마치 내가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처럼 누군가 나의 카드를 지 생각마냥 읊조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들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었다. 조원들간의 눈치 싸움이 시작되었다.

나는 찬성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문제지에서 주어진 이유를 대고 반응을 살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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