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과연 이 책을 믿어도 되는 것인가.

skid018 2019. 12. 13. 18:26

이 책은 자기소개서 작성법, 인성검사 대응법, 인성/실무 면접 방법, 토론 면접 방법을 가이드 해주는 책이다. 필자는 본 방법을 활용하여 메이저 대기업 3곳과 (국내 1위 정유사 연구소, 국내 1위 조선사 연구소, 국내 3위 완성차 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에 정규직으로 합격하였다.

 

책을 읽을 때 옳은가, 옳지 않은가 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어 봐야 의미가 없다. 그런 기준 말고 이 책이 자신에게 흥미진진한가, 아닌가 혹은 뭔가 새로운 사고방식의 지평을 열어 줄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개인적인 감성이나 가치관을 중시해야 한다.-사라토리 하루히코 '지성만이 무기다' 중

 

- 독서에서 요구하는것은 진리가 아니다.

 

낯선 책을 고를때 우리는 저자의 프로필을 본다. 좋은 대학을 나와 대단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책은 옳은 말만 하고 있는 것 같다.

 

모처럼 생긴 대기업 채용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칭 최고의 전문가가 하는 말을 따르고 싶다.그래서 우리는 뛰어난 프로필을 가진 사람들의 방법을 알기를 원한다.

 

자소서 작성과 면접 대응 방법의 진리를 갈구하는 지원자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하지만 진리만을 말하는 취업백서란 있을 수 없다. 면접 방법에 고정 불변의 진리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가 쓴 자기개발서라도 그것은 개인의 의견을 담고 있다. 특정인의 의견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만나게 될 면접관은 오만가지 성향을 가질 수 있다. 묻는 말에만 간결하게 대답하는 지원자를 좋아하는 면접관도 있고, 최소의 대답만 하는 지원자는 성의 없다고 생각하는 면접관도 있다.

또한 굳이 묻지 않은 경험까지 스스로 알아서 어필하려는 지원자를, 열정이 높다고 평가하는 면접관도 있지만, 시간을 잡아 먹는 화술을 구사한다고 평가하는 면접관도 있다.

 

현 재직중인 과기부 산하 공공기관 입사 면접 당시의 일이다. 당시 나는  5년간 다니던 대기업에서 희망퇴직 하고 다른 대기업으로 이직 하였었지만 한달을 다니다가 스스로 그만둔 상태였다. 한마디로 백수였다. 백수 2달 째 현 근무지의 입사 면접이 잡혔고, 나는몇달 간 계속 되어온 구직활동으로 인해 날카롭게 날이 갈려 있었다.

웬만한 질문에 대한 답은 치밀하게 준비된 상태 였고, 발표력을 매일 다듬고 있었다.

 

면접당일 날 나는 묻는말에만 단답형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질문이 주어지면 질문과 관련된 역량을 하나라도 더 어필하기 위하여 떠들어 댔다.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하여 쉬지 않고 이야기 하였다.

우리 기관을 둘러 본 느낌이 어땟냐는 질문에는 각 개발품에 대한 소감과 함께 보완하면 좋을 아이디어를 쉬지않고 제안했다.

술은 즐겨 마시냐는 간단한 질문 하나에도 다음과 같이 최선을 다해 대답 하였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동료들과 함께 술 한잔 하는 것은 직장 생활의 큰 즐거움이 아닌가 합니다.주로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안주삼아 마시구요. 동료들과의 술자리를 통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함께 고민 하기도 하고,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기도 합니다. 가끔은 본의아니게 얼굴을 붉혔던 일에 대해 사과 하며 감정의 골을 싰어 내기도 합니다. 앞에 앉아 계신 면접관님들과도 그런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내 모습은 아마 필사적이라는 표현을 넘어 절규에 가까웠다. 아무리 간단한 질문이 주어지더라도 대답에 최선을 다하고자 햇고 설명은 중언부언 길어졌다. 면접관이 뜨뜻 미지근해 하는 느낌이 들면  한박자 쉬엇다가 스스로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입사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입사 동기 6명 중 면접점수 1 등으로 입사 할 수 있었다. 옆구리만 쿡 찌르면 시키지 않은 부분까지 대답이 자동으로 쏟아져 나온 적극성에 많은 면접관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했다.

 

3년 반이 지난 2019년 하반기 이직을 위하여 다른 기관에 면접을 봤다. 이 기관은 지난 2018년에 면접을 보고 후보 합격하였지만 결국 불합격 한 곳이었다. 면접 준비를 한번 해 놧던 회사라 예상 질문을 가늠하기도 쉬웠고, 기업 분석을 해 놓은 자료도 남아 있어 더욱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나는 완벽에 가깝게(-스스로 생각하기에) 준비 했다.

면접 당일 주어진 질문 대부분에  (스스로) 만족한 대답을 했다. 특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했다.  현 근무지에 합격할 당시와 비슷한 어조와 열정으로, 옆구리만 찔러도 준비한 대답이 튀어 나오는 설명을 이어갔다. 물론 답변의 범주는 질문의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면접관 5명 중 마지막 면접관이 질문을 하기 전 하기와 같이 불쑥 이야기하였따. 요점만 짧게 대답해주세요.

잠시 당황하였지만 결국 모든 질문에 괜찮은 대답을 했다고 생각하고 면접이 끝났다. 나는 현 근무지 면접과 비슷한 방법으로 열정과 지식을 드러내었기에, 합격을 강력하게 예상하고 짐을싸고 잇엇지만 결과는 불합격 이었다.

 

면접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시중에는 다양한 취업 전문가들이 쓴 책들이 팔린다. 책 저자들은 현직 면접관 출신부터, 취업 학원 원장님, 컨설팅 회사 대표, 변변치않은 대학 출신이지만 대기업에 합격한 현직자 등 다양 하다. 이들은 나름의 구직 활동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면접관 출신의 저자가 쓴 책은 수만 면접관 중 한명 면접관의 성향만 담고 있다. 그 책은 저자와 비슷한 관점의 평가 방식을 가진 면접관을 만났을 때 힘을 발휘 한다. 그런데 내가 만나게 될 면접관이 저자와 비슷한 평가 방식을 가지고 잇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본 책처럼 자칭 다수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합격한 구직러가 쓴 책도 마찬가지이다. 지원자 마다 가진 바가 다르고 만나게 될 면접관의 성향이 다르므로 필자가 소개한 방법으로 모든 회사에 합격할 수 없다.

 

이처럼 면접 방법론에는 정답이 없다. 자기소개서 작성법도 천차 만별이다. 정해진 모범답안이 없다면 과연 수많은 구직 도서 중 누구의 방법을 따라야 하는 것인가.

도쿄대를 나와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라토리 하루히코는 '지성만이 무기다' 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어느 책 한권의 전체 내용이 모두 옳거나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리를 말하는 경우도 결코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책에 있는 내용은 항상 가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책을 읽을 때 옳은가, 옳지 않은가 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어 봐야 의미가 없다. 그런 기준 말고 이 책이 자신에게 흥미진진한가, 아닌가 혹은 뭔가 새로운 사고방식의 지평을 열어 줄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개인적인 감성이나 가치관을 중시해야 한다.

 

회사는 많고 면접관 성향은 다양하다. 지원자들의 대학간판과 첫인상과 발표력과 인성도 천차만별이다. 평가자와 지원자의 성향이 이토록 다양한데 면접과 자기소개서 작성에 있어 정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면접관이 다르게 받아 들일 수 있다. 기관마다 요구하는 인재상도 다르다. 

 

어차피 정해진 모범답안이 없다면 구직 활동 자기개발서는 읽으나 마나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었을때 흥미 진진하다고 느끼며, 나의 구직방법에 충분히 공감이 가고 써먹을만해 보였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다. 공감이 갔다는 말은, 필자가 제안한 방법이 당신의 상황에 정확히 부합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도 그 방법이 유효할 가능성은 높다.

 

이 책이 당신이 생각하지 못하던 것을 알려주어 면접이나 자기소개서 준비를 조금 더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더라고 하더라도 역시 책은 밥값을 충분히 한 것이다

 

가판대에 서서 책을 고를 때 제아무리 빠르게 읽어도 전체를 읽어 낼 수 없다. 우리는 책의 구성을 훑어 보기 위해 목차를 본다. 그러나 훌륭한 목차 제목을 믿고 샀는데 막상 읽어보니 속빈 강정들도 많다. 치킨 값을 버렸다는 사실 보다 기분나쁜것은 도움되지 않는 글을 읽는데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사실이다.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는 좋은 책을 구분 해 낼 수 없다.

여러분은 이 책이 쓸모 있는 책인지를 가늠해 보기위해 목차 따위를 보는 짓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대신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인성검사 준비법, 면접 준비편 중 각 한편을 발췌해서 읽어 보라. 필자가 제안하는 바가 흥미 진진하고 공감이 간다면 이 책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바와 부합한다.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난 당신은 비로소 구직활동을 끝낼 수 잇을 것이다. 

 

몇자 읽어 보았으나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이 책은 당신이 가진 바와 부합하지 않으므로 다른 조언자를 찾기 바란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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