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면접_마인드 컨트롤

skid018 2019. 6. 26. 17:59

 

면접 대기실에는 좀비들이 많다. 반 시체들은 촛점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리기에 여념이 없다.  넋이 나가 있는 표정만 보면 항소심에서 사형 판결을 피하기 위해 취후 진술을 준비하고 잇는 피의자 같다.  경직된 얼굴에는 어두움이 가득하다. 내가 고용주라도 저런 어두운 첫인상의 구직자는 싫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또 생각한다. 인상이 좀 어두우면 어때. 면접관이 관상보고 사람 뽑는것도 아닐테니 말이다. 인상보다는 말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긴장하는 순간 어순에 맞지도 않는 헛소리가 혓바닥을 탈출하여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임을.

 

면접장 입실 직전 본인의 얼굴을 본적이 있는가.

 한 공공기관 면접장 출입문 바로옆 벽면에 거울이 있엇다. 당시 면접은 6인 1조로 여섯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공통질문에 순차적으로 대답하는 형태였다. 개별 질문도 있을 것이엇다. 당시 나를 포함한 선수들은 일렬로 문앞에 서있었다.나는 가장 뒤에 서서 바짝 긴장한 다른 지원자들의 얼굴을 보며 내심 웃었다. 초짜들이 많군.

나는 베테랑 구직러 답게 긴장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믿고 있엇다. 선 입장한 선수들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었다. 긴장을 풀 요량으로 두리번 거리다가 우연히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봤다. 눈뜬 강시는 거기에도 있엇다.  그것은 긴장조절에 성공한 얼굴이 아니었다. 미간은 좁아지고 눈은 움푹 꺼져있엇다. 새까매진 안색은 투병중인 환자가 고통을 참다가 빌어먹을 현실을 다시한번 인지하고 화가 나잇는 모습이엇다. 

 

거울을 보고 억지로 밝게 웃어 보았다. 경직된 안면 근육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먼저 링에 오른 선수들은 5분 넘게 나오지 않고 있엇다. 몇분동안 억지 웃음을 짓자 안면 근육이 웃음에 제법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자 창백했던 안색에 홍조가 돌아오는것 같아 보였다. 놀라운 것은 폭발 직전의 심장박동 펄스에 맞춰 하예졌던 머릿속이 평온을 되찾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되찾았던 평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면접장 문이 열리고 기존 선수들이 퇴장하는 순간 극도의 긴장이 쓰나미처럼 밀려 왔다. 선수들 퇴장이 완료되는 10초 후에는 이제 내 차례다. 근원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다시 몰려 들었다. 

 

근원을 알 수 없는 긴장감은 과연 어디서 오는것인가.

무슨 질문을 받을것인가에 대한 궁금중이 원인인가.

아닌것같다.길을가다 누군가 뭐좀 물어봅시다는 질문을 한다고 해서. 어떤 질문이 나올까 내 가슴이 뛰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잘보여야 한다는 중압감인가.

그런것같다.

잘보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무슨 질문이 나올지는 모르니 똥줄이 탄다.

 소심한 내가 여러사람 앞에서 준비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횡설수설 할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큰몫을 한다 

 

또 뭐가 원인인가.

지금 그런거 생각할때가 아니다.원인이 뭐가 되엇든지 간에 일단 긴장하지 않어야한다. 

그런데 원인을 알아야 소거시켜 긴장을 안할수 있지 않은가

일단 파악한 원인이라도 소거해보는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기로 한다.

잘보이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입사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엇다.

간절해지지말어야 한다. 간절해 지는 순간 엄청난 긴장이 안면부 근육을 강타하고, 청산유수처럼 준비했던 멘트들은 주어와 동사가 제멋대로 어순을 바꾸 빛을 못볼 것이다. 

간절하면 또 더욱 비굴해진다. 비굴해지면 위축되고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 주기만 하더라도 충분히 면접에 합격할 수 잇는 준비를 하였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마인드 컨트롤만으로도 심장이 뛰는것을 늦출순 없다. 심장은 불수의근인 것이다

다음부턴 우황청심원이라도 먹어야하나. 면접 시간이 지체되서 미리먹은 약의 효과가 떨어지면 어떻하지.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다시 문옆에 붙어 있던 거울을 의식적으로 다시봣다.

준비한 진정제도 없는 지금 투약 가능한 약은 웃음밖에 없다. 전혀 웃음이 나오지는 않앗지만  억지로라도 웃어보자. 나는 이제 드디어 어깨에 힘을 뺐다. 

 

숨을 크게 쉬고 열린 문을 통해 링안에 들어섯다. 억지로 대범해진 나는 비치된 의자로 걸어가면서 6명의 심판들에게 방긋 웃어 보였다. 면접관 대부분은 질문지를 보고 있어서 선수입장을 못보고 있었다. 가만보니 지금 나는 면접관 상태를 살필만큼 심장박동이 정상이 되엇던 것이다.

 

면접은 공통질문에 대해 6명이 순차대답을 하는 형태였고 첫 질문의 대상자는 재수없게도 나였다. 내 희생으로 옆사람들은 생각할 시간을 벌 것이다. 입장 순서를 보고 대진운은 이미 예상햇었기에 억울해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앗다.

잽이 날라왓다.

질문은 지원 기관에 대해서 알고 있는 바를 애기해 보라는 것이었다.

대답에 앞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3초를 정적속에 보냈다. 얼굴 표정은 웃음 띈 그상태에서 멈춰 있었지만 머릿속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엇다. 첫 답변을 시작하기전에 다시 방긋 웃어봤다.

억지웃음의 효과는 놀라웠다. 평소 긴장때문에 새하애졋던  머릿속이 아니엇다. 상당히 또렷한 두뇌는 평소상태와 거의 유사했다. 전두엽에서 쏟아내야할 말을 조리있게 배열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긴장은 웃음에 반비례함이 틀림이 없었다.억지웃음의 믿을 수 없는 효과를 경험한 나는 관련 연구가 있엇는지찾아보았다. 역시 있엇다.

 

한 대학의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진실한 웃음과 거짓 웃음, 억지로 입을 크게 벌리는 등의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짓게 했다. 

그 다음 모두에게 얼음물이 든 양동이에 손을 담그는 일, 다시 말해서 싫은 일을 시키고 얼굴 표정은 그대로 유지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거짓이든 억지로든 웃는 표정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표정의 사람들보다 심장박동수가 낮게 나타났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실제로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웃는다면 스트레스 반응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것이다.

 

따라서 면접직전 짓는 억지 웃음이 실제 심박수를 낮추고 긴장을 완화시켜 두뇌 상태를 평상시와 비슷하게 유자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면접장 입실 직전에 해야할일은, 준비한 자기소개서를 잊지않도록 되뇌이는일이 아니라 거울을 보면서 웃음을 되찾는 일이다. 직접 경험한 억지 웃음의 효과는 실로 놀라웠기 때문이다.

 

면접직전 해야할 일을 정리하자면

 

0. 이제 준비한 답변을 되뇌이는 것을 멈춰라.

면접준비는 몇일간 이미 충분히 하였다. 조사까지 외울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준비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제 연습량이 아니라 평상심을 얼마나 유지하는가에 달려있다

 

1.따라서 면접장 입실 직전에 해야할일은, 준비한 자기소개서를 잊지않도록 되뇌이는일이 아니라 거울을 보면서 웃음을 되찾는 일이다. 

 

2. 첫인상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웃음은 긍정적인 첫인상을 주는 효과가 있다.

 

평상심은 정신수양만으로 회복하기 쉽지않다.

 

3.억지로라도 웃어라. 웃음은, 억지 웃음이더라도 심박수를 낮추고 스크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높은 심박수는  버릿속을 하얗게 만든다.

 

4. 긴장상태가 최고조인 첫질문에는 즉각 대답하지 않고 3~4초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대답하라. 약간 늦게 대답한다고 패널티가 있는것은 아니다. 그정도 생각할 시간은 면접관도 감안해준다. 즉각 대답하느라 생각을 정리 못해 횡설수설하는거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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